金博雜記(김박잡기)

기억에 남는 선물 하나!

dockim 2023. 2. 20. 10:38

기억에 남는 선물 하나!

 

, 이 꼭대기에는 아무것도 없구나!”

다른 애벌레가 대꾸했습니다.

이 바보야, 조용히 해! 저 밑에서 듣잖아. <저들이> 올라오고 싶어하는 곳에 우리는 와 있는 거야. 여기가 바로 거기야.”

줄무늬 애벌레는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이렇게 높이 올라온 것이 별것이 아니라니! 아래에서 볼 때만 좋은 것처럼 보였을 뿐이었구나.

위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다시 들려 왔습니다.

, 저기를 봐라, 또 다른 기둥이 있네저기에도 또 있구사방에 다 있네!”

줄무늬 애벌레는 실망과 더불어 분노를 느꼈읍니다.

내가 올라온 이 기둥이 단지 수많은 기둥들 가운데 하나라니. 숱한 애벌레들이 기어오르는 것이 아무 곳에도 이르는 길이 아니라니! 무엇인가 정말 잘못되어 있는 것이 분명한데, 하지만...다른 무엇이 있단 말인가?”하고 그는 신음을 했읍니다.

 

“There's nothing here at all!"

It was answered by another:

"Quiet, fool! They'll hear you down the pillar. We're where they want to get. That's what's here!"

Stripe felt frozen. To be so high and not high at all! It only looked good from the bottom.

The whisper came again,

"Look over there-another pillar-and there too-everywhere!"

Stripe became angry as well as frustrated.

"My pillar," he moaned, only one of thousands."

"Millions of caterpillars climbing nowhere!"

"Something is really wrong but...what else is there?"

(hope for the flowers, words and pictures by trina paulus)

 

트리나 포울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김영무, 홍돌로레스 번역, 15 (경북 칠곡: 분도출판사, 1984) 

 

내가 스무 살이 되던 날 친구들로부터 이 책을 선물로 받았다. 길지 않은 글을 읽으면서 나는 인생의 동지를 만난 느낌이었다. 위 구절은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공감했던 부분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삶에 대한 나의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그리고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나는 이 구절을 가끔 떠올린다. 그리고 혼자 속삭인다. "그래, 그래도 가끔은 하늘을 보자!"

 

우리 학생들의 생각은 어떤지?

 

경대사람 경대사랑

 

2008. 2. 15.